현대건설, 영하 2도에도 48시간 내 강도 확보하는 간절기 콘크리트 개발
현대건설이 봄과 가을의 낮은 밤 기온과 큰 일교차에도 초기 강도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특수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기온 변화로 콘크리트가 굳는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줄여 현장의 공정 관리와 품질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이다.
현대건설은 삼표산업과 공동 개발한 ‘간절기 특수 콘크리트’로 한국콘크리트학회 기술인증을 획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하루 최저 외기온도가 영하 2도이고 최대 일교차가 20도 이하인 환경을 고려해 설계됐다.
해당 조건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한 뒤 48시간 안에 5MPa 이상의 초기 강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MPa는 콘크리트가 압력을 견디는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수치가 높을수록 압축력에 버틸 수 있는 강도가 크다는 의미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와 물, 골재, 혼화재료 등을 배합해 만든다.
타설 직후부터 시멘트와 물이 반응하면서 점차 굳고 시간이 지나면서 강도가 높아진다.
이 과정을 양생이라고 한다.
양생 중 온도가 지나치게 낮아지면 시멘트의 반응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낮에는 기온이 높더라도 밤사이 온도가 크게 떨어지는 봄과 가을에는 초기 강도가 예상보다 늦게 발현될 가능성이 있다.
초기 강도가 충분하지 않으면 거푸집을 제거하거나 다음 작업을 시작하는 시점을 늦춰야 할 수 있다.
공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후속 작업을 진행하면 품질과 안전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겨울철처럼 계속 추운 시기에는 저온에 대응하는 별도의 콘크리트와 보온 양생 방식을 적용한다.
하지만 봄과 가을에는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커 현장 상황에 맞는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기존 현장에서는 낮은 기온에 따른 강도 발현 지연을 고려해 당초 구조설계보다 높은 강도의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방법이 활용돼 왔다.
설계강도를 높이면 시멘트를 비롯한 재료 사용량이 증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재비가 늘고 배합과 품질을 관리하는 과정도 복잡해질 수 있다.
콘크리트를 덮거나 외부 열원을 사용하는 보온 양생 역시 추가 설비와 인력, 관리시간이 필요하다.
현대건설은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온이 낮은 간절기에도 초기 강도를 빠르게 확보하는 배합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 개발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 운영하는 HMG건설기술연구원과 삼표산업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핵심 재료는 조강형 슬래그 시멘트다.
조강형은 일반 시멘트보다 초기 단계에서 강도가 빠르게 나타나도록 성능을 조정했다는 의미다.
슬래그 시멘트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로슬래그 미분말 등을 활용한 시멘트다.
현대건설과 삼표산업은 기존 슬래그 시멘트보다 초기 강도 발현 성능을 높인 재료를 적용했다.
콘크리트의 굳는 속도와 작업성을 조절하는 혼화제의 성능도 개선했다.
혼화제는 소량을 첨가해 콘크리트의 유동성이나 응결 속도, 강도 발현 등 필요한 특성을 조절하는 재료다.
시멘트와 혼화제의 조합을 최적화해 낮은 기온에서도 초기 반응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설계했다.
현대건설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별도의 보온 양생이나 설계강도 상향 없이도 필요한 초기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온 작업이 줄어들면 임시 시설과 장비 설치, 온도 확인 등에 필요한 현장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설계보다 과도하게 높은 강도의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재료 사용과 비용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초기 강도를 정해진 시간 안에 확보하면 거푸집 해체와 후속 공정의 일정을 보다 안정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다만 거푸집 제거 시점은 콘크리트 강도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부재의 구조와 현장 조건, 시공계획, 관련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
현대건설은 개발한 콘크리트를 연구실 시험에 그치지 않고 실제 건설현장에 적용했다.
올해 3월 더 파크사이드 서울과 디에이치 클래스트 현장에서 실증 작업을 진행했다.
두 현장에서는 간절기 기온 조건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시간에 따른 강도와 작업성을 확인했다.
실증 결과 타설 후 48시간 안에 거푸집 제거에 필요한 초기 강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이 지난 뒤 측정한 압축강도도 회사가 정한 품질 기준을 웃돌았다.
콘크리트가 현장에서 펌프를 통해 이동하고 구조물에 채워질 수 있도록 필요한 작업성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에는 빠르게 강도를 확보하면서 장기적으로 필요한 압축강도도 충족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한국콘크리트학회 기술인증은 콘크리트에 사용되는 재료와 시공기술의 성능, 현장 적용 가능성 등을 전문가가 검토하는 제도다.
현대건설은 연구 결과와 현장 실증자료 등을 제출해 기술의 성능과 활용 가능성을 평가받았다.
기술인증을 획득했다고 모든 기온과 공사 조건에서 동일한 결과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발표된 적용 조건은 하루 최저 외기온도 영하 2도와 최대 일교차 20도 이하의 환경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콘크리트의 운반시간과 타설 부위, 부재 두께, 바람, 습도, 양생 조건 등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적용 전 현장 조건을 확인하고 배합과 온도, 강도에 대한 품질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현대건설은 이번 기술을 통해 봄과 가을 콘크리트 공사의 품질 편차를 줄이고 공정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온 양생과 설계강도 상향에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도 향후 확대 적용 과정에서 확인할 계획이다.
HMG건설기술연구원은 간절기 콘크리트 외에도 에너지와 미래주거, 스마트건설, 인프라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콘크리트의 배합과 생산, 운송, 타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온도와 원료 상태, 현장 조건에 따른 품질 변화를 예측하고 필요한 관리 기준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은 앞서 나노입자를 적용해 초기 강도 발현 속도를 높인 조강 콘크리트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재난안전신기술 인증을 받았으며 탄소 저감 효과를 인정받아 녹색기술로 지정됐다.
이번 간절기 특수 콘크리트가 여러 현장으로 확대되려면 계절과 지역, 구조물 종류가 다른 조건에서도 성능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 공사에서 공기 단축과 자재비 절감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는지도 향후 기술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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